우리나라를 비롯한 몇 나라는, 서양과 차별되는 문화가 있습니다. 바로 '예의'입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동쪽에 있는(東方), 예의에 밝은 나라(禮儀之國)라는 뜻인데, 옛날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웃어른에게 예의 있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
: 동쪽에 있는 예의에 밝은 나라
東 : 동녘 동
方 : 모 방
禮 : 예절 예
儀 : 모양 의
之 : 어조사 지
신라의 골품제나 조선의 신분제 등을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이 '신분'에 대한 구분이 몸과 마음에 배어있는 것도 같습니다.
예의가 있다는 것은 물론 좋은 것이지만, 상황에 맞지 않는 예의와, 지나치게 예의를 요구하는 문화는 아무래도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받는인사 vs 하는 인사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내가 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받고 있던 것이고, 내가 받기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오고 간 것이었다는..
인사성이 밝은 사람들은 단순히 인사를 잘하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사를 잘 받기도 합니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인사가 잘 들어(?) 옵니다. 인사를 받아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인사를 한다고 했을 때, '목소리' + '눈빛' 두 가지가 더하여져 인사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때 상대의 눈을 피하는 사람에게는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 물론 목소리가 커서 상대방의 귀를 확실히 붙잡을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만.. 일반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게 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래의 과정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1. 인사를 받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한다 -> 상대의 인사를 받기 위해 눈을 쳐다본다 -> 상대가 인사를 했을때 인사를 받아준다.
2. 인사를 받기위한 마음의 준비를 한다 -> 상대의 인사를 받기위해 눈을 쳐다본다 -> 상대가 같은 마음이라 나와 눈을 마주친다 -> 인사할 타이밍을 놓친다 -> 어이쿠
뭐 대략 이렇습니다. 잘 풀릴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어색하고 애매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난번 글에서도 말씀을 드린 적이 있지만, 내가 인사를 했을 때 상대가 그냥 지나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상대방이 내 인사를 피했다면, 상대방이 미안해하거나 당황해야 할 것이고,
지나가던 다른 사람이 그 모습을 보았다면, 내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없고 오히려 나를 인사성이 밝은 사람으로 평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런저런 얘기를 끄적거렸습니다. 쓰고 나니 다소 난해한 이야기 같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단순히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 '자존감이 높은'것이 아니라,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눈치까지 내게 좋은 쪽으로 보는 것이 자존감이 높아지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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